처음에는 쿠팡에서 주문이 잘 들어오는 게 마냥 좋았다. 스마트스토어에도 상품을 올리고, 다른 오픈마켓에도 조금씩 등록해봤지만 실제로 숫자가 움직이는 곳은 대부분 쿠팡이었다. 판매자센터를 열었을 때 주문이 찍혀 있으면 일단 안심이 됐다.
그때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쨌든 팔리는 곳에서 팔면 되는 거 아닌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플랫폼에 상품을 올렸고, 거기서 주문이 들어오니 당연히 그쪽에 힘을 더 주게 됐다. 시간도 한정되어 있고, 혼자 관리해야 하는 상품도 많다 보니 반응이 없는 곳보다는 잘 팔리는 곳을 먼저 보게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매출 비중을 보다가 손이 멈췄다.
쿠팡이 거의 전부였다.
정확히 말하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쿠팡에서 나오고 있었다. 체감으로는 90% 가까이 됐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아예 안 팔리는 건 아니었지만, 흐름을 만들어주는 곳은 쿠팡이었다. 처음엔 이게 장점처럼 보였다. 관리할 곳이 명확하니까.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거, 너무 한쪽에 몰린 거 아닌가.
쿠팡 매출이 잘 나올수록 다른 곳을 덜 보게 됐다
쿠팡은 확실히 트래픽이 있다. 같은 상품을 올려도 다른 곳보다 반응이 빠르게 오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초반에는 그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조용하던 상품이 쿠팡에서는 하나씩 팔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쿠팡 상품 등록을 더 신경 쓰게 됐다.
사람이 참 단순하다. 숫자가 찍히는 곳을 보게 된다. 주문이 들어오는 곳을 더 열어보게 되고, 정산이 큰 곳을 더 챙기게 된다. 반대로 며칠 동안 조용한 플랫폼은 자꾸 뒤로 밀린다. 나중에 해야지. 시간 날 때 봐야지. 그렇게 미루다 보면 결국 안 보게 된다.
처음엔 효율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모든 플랫폼을 똑같이 관리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 잘 팔리는 곳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봤다.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그게 편했다. 쿠팡만 잘 챙겨도 매출이 나왔고, 굳이 잘 안 팔리는 곳에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문제는 그 편함이 조금 무섭게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는 거다.
쿠팡에서 상품 하나가 갑자기 판매 중지되거나, 가격 경쟁이 심해지거나, 소명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진다. 다른 플랫폼 매출이 어느 정도 받쳐주면 괜찮은데, 대부분이 쿠팡에 몰려 있으면 작은 문제도 크게 느껴진다.
판매 중지 하나에도 괜히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쿠팡에서 판매를 하다 보면 가끔 예상 못 한 일이 생긴다. 상품이 갑자기 노출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고, 판매가 막히는 경우도 있고, 서류나 소명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다. 처음 겪을 때는 그냥 화면만 보고 있어도 기분이 별로다.
특히 매출이 쿠팡에 몰려 있을 때는 더 그렇다. 판매 중지 알림 하나가 단순한 알림으로 안 보인다. 이 상품 하루에 몇 개 나가던 거였지. 이거 빠지면 이번 달 매출 얼마나 줄지. 비슷한 상품 더 있나. 이런 생각이 바로 따라붙는다.
예전에는 이런 일을 겪으면 일단 급하게 해결하려고 했다. 상품명을 고치고, 이미지를 확인하고, 서류를 찾고, 판매자센터 안내를 다시 읽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이상하게 머릿속은 계속 다른 계산을 했다. 이번 달 카드값. 정산 예정액. 매입할 상품. 숫자가 서로 엉켜 있었다.
이때 알았다. 내가 쿠팡을 잘 활용하고 있는 건 맞지만, 동시에 쿠팡에 많이 기대고 있다는 것도 맞았다.
잘 팔리는 플랫폼이 있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런데 그 플랫폼 하나가 흔들릴 때 내 사업 전체가 같이 흔들리는 구조라면, 그건 한 번쯤 다시 봐야 했다.
쿠팡 매출 의존도가 높으면 좋은 점도 있다
쿠팡 매출 의존도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실제로 쿠팡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온라인 판매를 이어오지 못했을 수도 있다. 트래픽이 있는 플랫폼은 판매자에게 큰 힘이 된다.
특히 초보 판매자 입장에서는 쿠팡이 주는 장점이 분명하다. 상품을 올렸을 때 반응을 확인하기가 비교적 빠르고, 구매자가 이미 모여 있다. 네이버 검색을 타고 들어오는 구조와는 또 다르다. 고객 입장에서는 쿠팡 앱 안에서 검색하고, 비교하고, 바로 구매한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그 흐름 안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기회가 생긴다.
나도 처음에는 이 점이 정말 좋았다. 다른 곳에서는 며칠째 조용한데 쿠팡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결국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리고 그 생각은 어느 정도 맞았다.
하지만 맞는 말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다른 걸 못 보게 된다.
쿠팡에서 팔리니까 쿠팡만 본다. 쿠팡 상품 등록이 급하니까 다른 플랫폼은 나중으로 미룬다. 쿠팡 정산이 크니까 다른 매출은 작아 보인다. 이렇게 되면 어느 순간 사업의 기준이 전부 쿠팡 중심으로 돌아간다.
90%라는 숫자가 편하면서도 불편했다
매출의 90%가 한 플랫폼에서 나온다는 건 편하다. 봐야 할 곳이 명확하다. 어떤 상품이 반응이 있는지, 어떤 가격대가 먹히는지, 어떤 키워드에서 주문이 나오는지 쿠팡 안에서 먼저 확인하면 된다.
그런데 불편하기도 하다. 너무 많이 기대고 있다는 뜻이니까.
이 숫자를 보고 나서 다른 플랫폼을 다시 열어봤다. 11번가, 지마켓, 옥션, 롯데온 같은 곳에 올려둔 상품들도 있었지만 관리가 느슨했다. 품절 체크가 늦은 것도 있었고, 가격이 오래된 것도 있었다. 쿠팡에서 잘 팔리는 상품인데 다른 곳에서는 상품명이 대충 들어간 것도 있었다.
그걸 보는데 조금 민망했다. 내가 멀티채널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쿠팡 위주로 팔면서 나머지는 그냥 걸쳐둔 상태에 가까웠다.
“나중에 관리해야지”라고 생각한 상품들이 쌓여 있었다. 나중에는 잘 안 온다. 온라인 판매를 하다 보면 당장 주문 들어오는 것부터 보게 되니까.
플랫폼을 넓히는 것도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갔다
쿠팡 매출 의존도를 낮추려면 다른 플랫폼도 키워야 한다. 말은 쉽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상품은 있으니까 다른 곳에도 올리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플랫폼마다 상품 등록 방식이 조금씩 다르고, 수수료도 다르고, 배송 설정도 다르다. 같은 상품이라도 제목을 그대로 복사해서 넣으면 반응이 별로일 때가 있다. 썸네일 기준도 다르고, 고객이 검색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제일 귀찮은 건 관리다. 상품 수가 늘어나면 원가 변동을 봐야 하고, 품절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쿠팡만 볼 때보다 확인해야 할 화면이 늘어난다. 판매는 조금씩 생기는데 관리 시간이 더 들어가면, 이게 맞나 싶은 순간도 있다.
그래서 쿠팡 의존도를 낮추는 게 단순히 “다른 곳에도 올리자”로 끝나지 않았다. 다른 플랫폼을 키우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상품별로 다시 손을 봐야 했다. 솔직히 귀찮다. 그런데 안 하면 계속 쿠팡만 보게 된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생겼다. 당장 효율은 쿠팡이 좋다. 하지만 길게 보면 한 플랫폼에 너무 몰린 구조가 불안하다. 둘 다 맞는 말이라서 더 애매했다.
그래서 전부 다 하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한때는 모든 플랫폼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쿠팡도 하고, 스마트스토어도 하고, 11번가도 하고, 지마켓도 하고, 옥션도 하고. 말로는 그럴듯했다. 여러 곳에서 조금씩 팔리면 안정적일 것 같았다.
그런데 혼자 하면서 전부 똑같이 챙기는 건 쉽지 않았다. 상품 등록만 문제가 아니었다. 가격 수정, 품절 확인, 주문 확인, CS, 정산 확인까지 따라온다. 플랫폼 하나를 추가한다는 건 그냥 판매 채널 하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신경 쓸 화면이 하나 더 늘어나는 일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조금 바꿨다. 쿠팡을 버릴 수는 없다. 지금 매출이 나오는 곳이니까. 대신 다른 플랫폼은 모든 상품을 다 키우려고 하지 말고, 쿠팡에서 이미 반응이 확인된 상품 중 일부만 따로 관리해보는 쪽이 낫겠다고 봤다.
처음부터 100개를 똑같이 옮기는 것보다, 10개라도 제대로 보는 게 나을 수 있다. 상품명도 다시 보고, 가격도 다시 맞추고, 배송비도 플랫폼에 맞게 조정해보는 식으로.
이렇게 생각하니까 조금 현실적이었다. 쿠팡 매출 의존도를 하루아침에 낮출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다른 매출이 아예 없는 구조는 피할 수 있으니까.
한 플랫폼에 몰린 매출은 숫자보다 구조를 봐야 했다
쿠팡 매출이 90%라는 숫자만 보면 누군가는 좋다고 할 수도 있다. 한 플랫폼에서 그만큼 팔린다는 뜻이니까. 실제로 매출이 안 나오는 것보다 훨씬 낫다. 하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 숫자가 가끔 부담스럽게 보인다.
중요한 건 쿠팡에서 많이 팔린다는 사실보다, 쿠팡이 흔들릴 때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였다. 판매 중지 하나가 왔을 때, 가격 경쟁이 생겼을 때, 정산이 늦게 느껴질 때, 다른 플랫폼이나 다른 상품이 어느 정도 받쳐주는지 봐야 했다.
나는 아직 이 구조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쿠팡 비중이 크다. 판매자센터도 쿠팡을 제일 자주 본다. 주문이 들어오면 좋고, 매출이 찍히면 안심이 된다. 이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예전처럼 쿠팡 매출이 잘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놓지는 않게 됐다. 오히려 잘 나올 때 다른 곳도 조금씩 손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안 팔릴 때는 그런 작업을 할 여유가 더 없다. 그때는 당장 매출부터 살려야 하니까.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한 플랫폼에서 매출이 잘 나온다면 그건 분명 기회다. 하지만 그 매출이 전체의 대부분이라면 한 번쯤 숫자를 나눠서 봐야 한다. 쿠팡에서 얼마, 다른 플랫폼에서 얼마, 특정 상품에서 얼마. 이렇게 쪼개보면 내 사업이 어디에 기대고 있는지 보인다.
나는 그걸 조금 늦게 봤다. 매출이 잘 나오는 동안에는 굳이 불안한 부분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숫자는 언젠가 보게 된다. 특히 판매 중지나 가격 경쟁 같은 일이 생기면 더 빨리 보게 된다.
쿠팡은 여전히 중요한 플랫폼이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다만 이제는 쿠팡에서 잘 팔리는 것만 보지 않고, 쿠팡에 너무 몰려 있는지도 같이 보려고 한다. 매출이 커지는 것과 사업이 단단해지는 건 같은 말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