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매출이 제일 크게 보였다. 판매자센터에 들어갔을 때 오늘 매출이 얼마인지, 이번 달 누적 매출이 얼마인지 먼저 봤다. 숫자가 올라가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았다. 나름 뭔가 굴러가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 숫자를 보는 기분이 조금 달라졌다. 처음에는 매출이 오르면 그냥 좋았다. 나중에는 매출이 올라도 바로 좋아하지 못했다. 이상하게 한 번 더 계산기를 열게 됐다. 이거 팔아서 얼마 남았지. 이번 달 매입은 얼마였지. 광고비는 들어갔나. 반품은 없었나.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한동안은 매출만 봤다. 온라인 판매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매출 숫자는 사람을 꽤 쉽게 들뜨게 한다. 특히 혼자 부업처럼 시작했을 때는 더 그렇다. 회사 월급 말고 내가 만든 매출이 생긴다는 게 신기하다. 그런데 매출은 내 돈이 아니었다.
이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몸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판매자센터에 찍힌 금액과 통장에 남는 금액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지나갔다. 원가, 수수료, 배송비, 카드값, 세금, 반품, 가끔은 가격 경쟁까지. 매출이라는 큰 숫자가 지나가고 나면 손에 남는 숫자는 훨씬 작아졌다.
그때부터 온라인 판매 순이익률을 보기 시작했다. 대단한 분석을 하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지금 돈을 벌고 있는 건지, 바쁘기만 한 건지 구분하고 싶었다.
매출 1천만 원보다 순이익 150만 원이 더 현실적이었다
처음에는 매출 1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크게 느껴졌다. 부업으로 시작한 사람 입장에서는 월 매출 1천만 원만 돼도 뭔가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매출 앞자리가 바뀌면 괜히 캡처도 해보고 싶고, 이 정도면 꽤 괜찮은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매출 1천만 원에서 순이익률이 15%라면 남는 돈은 150만 원이다. 물론 150만 원도 작은 돈은 아니다. 다만 매출 1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주는 느낌과는 차이가 크다.
여기서 생활비를 생각하고, 세금을 생각하고, 다음 매입에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매출은 커 보이는데 막상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매출보다 순이익률이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매출 2천만 원을 찍어도 순이익률이 5%면 100만 원이다. 반대로 매출 1천만 원이어도 순이익률이 20%면 200만 원이다. 숫자로 보면 너무 당연한데, 실제 판매를 하다 보면 매출 큰 상품에 먼저 눈이 간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상품이 더 좋아 보이고, 판매자센터 화면도 더 화려해 보인다.
문제는 정산이 끝난 뒤다. 그때는 매출이 아니라 남은 돈이 말을 한다.
15%라는 숫자를 잡고 나서 상품 보는 눈이 바뀌었다
순이익률 15%를 하나의 기준처럼 보기 시작한 뒤로 상품을 보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팔릴 것 같으면 일단 관심이 갔다. 리뷰가 많거나, 검색량이 있어 보이거나, 경쟁 상품이 잘 팔리는 것 같으면 나도 올려보고 싶었다.
그런데 순이익률을 먼저 보니까 생각보다 걸러지는 상품이 많았다. 판매가는 괜찮아 보이는데 원가를 넣고 수수료를 빼면 남는 게 애매한 상품. 배송비까지 계산하면 거의 남지 않는 상품. 경쟁자가 이미 가격을 낮춰놔서 들어가도 별 의미 없는 상품.
그런 상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쉬웠다. 팔릴 것 같은데 못 올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몇 번 겪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팔릴 것 같은 상품과 팔아도 되는 상품은 다르다. 이 차이를 늦게 알았다.
특히 온라인 판매 초반에는 상품 수를 늘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도 상품을 많이 올려야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순이익률을 보기 시작하니, 많이 올리는 것보다 남는 상품을 남겨두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상품 수가 많아도 대부분이 낮은 마진이면 관리할 일만 많아진다.
가끔은 주문이 들어와도 기쁘지 않은 상품이 있다. 팔렸는데 남는 게 너무 적거나, 문의가 자주 오거나, 가격을 조금만 잘못 맞춰도 마진이 사라지는 상품. 그런 상품은 판매자센터 숫자는 채워주지만 마음은 피곤하게 만든다.
순이익률을 보려면 매입을 똑바로 봐야 했다
순이익률을 계산하려고 보니 제일 먼저 막힌 게 매입이었다. 매출은 플랫폼에서 바로 보인다. 쿠팡이든 스마트스토어든 판매 금액은 비교적 쉽게 확인된다. 그런데 매입은 내가 정리하지 않으면 흐릿해진다.
처음에는 카드 결제 내역을 보고 대충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품이 많아지면 그렇게 안 된다. 어디에서 어떤 상품을 얼마에 샀는지, 배송비가 붙었는지, 쿠폰이나 적립금이 적용됐는지, 나중에 부분 취소가 있었는지 헷갈린다.
특히 위탁이나 온라인 소싱을 하다 보면 원가가 자주 바뀐다. 지난주에는 괜찮았던 상품이 이번 주에는 원가가 올라서 마진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판매가는 그대로인데 원가만 올라가면 순이익률은 조용히 내려간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주문도 들어오고 매출도 찍힌다. 그런데 남는 돈은 줄어 있다.
이게 꽤 무섭다.
눈에 확 보이는 손해는 바로 알아차린다. 그런데 순이익률이 조금씩 낮아지는 건 늦게 알아차린다. 한 달이 끝나고 나서야 이상하다 싶다. 매출은 비슷한데 왜 남는 돈이 줄었지. 그때 카드 내역을 다시 열어보면 이미 늦은 느낌이 든다.
판매가보다 원가가 더 자주 변했다
처음에는 판매가를 자주 봤다. 경쟁자 가격이 내려갔는지, 내 상품이 너무 비싼지, 쿠팡에서 가격 비교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실제로 순이익률에 영향을 많이 주는 건 원가였다.
판매가는 내가 바꾸면 바로 보인다. 그런데 원가는 조용히 바뀐다. 공급처 가격이 조금 오르거나, 무료배송 조건이 없어지거나, 쿠폰 적용이 안 되면 원가가 달라진다. 예전 가격으로 계산해둔 상품을 그대로 팔고 있으면 마진이 생각보다 줄어든다.
한 번은 분명히 괜찮다고 생각했던 상품이 있었다. 처음 계산했을 때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보니 원가가 올라 있었고, 경쟁자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나도 가격을 올리면 안 팔릴 것 같고, 그대로 두면 남는 게 애매했다. 이런 상품이 하나씩 쌓이면 전체 순이익률이 내려간다.
그때부터 상품을 볼 때 판매가만 보지 않게 됐다. 오히려 원가가 유지되는 상품인지, 공급처가 안정적인지, 배송비 조건이 바뀌지 않는지 더 보게 됐다. 화려한 상품보다 조용히 남는 상품이 더 중요했다.
순이익률이 낮은 상품은 손이 많이 갔다
이건 해보면서 느낀 건데, 마진이 낮은 상품일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더 예민해진다. 남는 돈이 적으니까 작은 변수에도 신경이 쓰인다. 반품 한 건이 생기면 바로 계산이 꼬이고, 고객 문의가 길어지면 이걸 왜 팔고 있나 싶어진다.
물론 고마진 상품이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낮은 마진 상품은 버틸 여유가 적다. 가격을 500원만 낮춰도 마진이 확 줄고, 배송비가 조금만 달라져도 남는 돈이 흔들린다. 판매량이 많으면 괜찮을 것 같지만, 판매량이 많아질수록 처리해야 할 일도 같이 늘어난다.
초반에는 “많이 팔리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많이 팔리는데 적게 남는 상품은 몸을 바쁘게 만든다. 주문 확인도 많고, 문의도 많고, 품절 체크도 자주 해야 한다. 정작 한 달이 끝나고 보면 생각보다 남은 게 없다.
그런 상품을 몇 번 겪고 나니, 순이익률이 낮은 상품은 처음부터 조심하게 됐다. 특히 반품 가능성이 있거나, 옵션이 많거나, 고객 문의가 많을 것 같은 상품은 더 그렇다. 숫자로는 조금 남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운영 피로도까지 넣으면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판매 순이익률을 볼 때 단순히 퍼센트만 보면 안 된다는 것도 이때 느꼈다. 같은 15%라도 상품에 따라 다르다. 손이 거의 안 가는 15%와 계속 신경 써야 하는 15%는 다르다.
매출 목표를 세우기 전에 순이익률부터 봤어야 했다
처음 온라인 판매를 할 때는 매출 목표를 먼저 생각했다. 월 500만 원, 월 1천만 원, 나중에는 더 크게. 숫자가 커질수록 뭔가 성장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데 순이익률을 보기 시작한 뒤로는 목표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다.
매출을 얼마까지 올릴 것인가보다, 이 매출에서 몇 퍼센트를 남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순이익률이 낮은 상태로 매출만 키우면 돈이 아니라 일이 늘어난다. 판매량은 많아지는데 남는 돈은 얇고, 문제 생길 때마다 신경 쓸 일은 많아진다.
그래서 요즘은 매출을 볼 때 바로 옆에 순이익률을 같이 놓고 본다. 이번 달 매출이 늘었는지보다, 남는 비율이 유지되는지 본다. 매출이 조금 줄어도 순이익률이 괜찮으면 크게 불안하지 않다. 반대로 매출이 늘었는데 순이익률이 내려가면 그게 더 찝찝하다.
이건 직접 해보기 전에는 잘 안 와닿았다. 매출이 늘었는데 왜 찝찝하지.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못 했다. 지금은 안다. 매출이 커졌는데 남는 돈이 줄어드는 달도 있다.
그 달은 이상하게 피곤하다.
결국 내가 자주 보는 건 통장에 남는 돈이었다
판매자센터 매출 화면은 자주 보게 된다. 안 볼 수가 없다. 주문이 들어왔는지, 어떤 상품이 팔렸는지, 이번 달 흐름이 어떤지 확인해야 하니까. 하지만 마지막에 남는 건 결국 통장에 찍힌 돈이다.
그 돈을 보고 나면 이번 달 장사가 어땠는지 조금 더 솔직하게 보인다. 매출은 괜찮았는데 남는 게 적었으면 뭔가 잘못된 거다. 원가가 올랐는지, 가격을 너무 낮췄는지, 손이 많이 가는 상품을 붙잡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온라인 판매 순이익률 15%라는 숫자가 엄청 대단한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사람마다 카테고리도 다르고, 판매 방식도 다르고, 광고비 구조도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낮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괜찮을 수도 있다.
다만 나에게는 그 숫자가 매출을 다시 보게 만든 기준이었다. 매출이 커 보일 때 한 번 멈추게 해주는 숫자. 상품을 올리기 전에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숫자. 바쁘게 일하고도 왜 돈이 안 남는지 확인하게 만드는 숫자.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면 매출을 보는 건 당연하다. 나도 아직 매출을 본다. 하지만 이제는 매출만 보고 안심하지는 않는다. 매출이 커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얼마를 남기고 있는지였다.
화면에는 매출이 먼저 보인다. 그런데 오래 버티게 해주는 건 순이익률이었다. 이걸 조금 늦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