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지마켓까지 넓혀보려다 느낀 1인 판매자의 한계

쿠팡에서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다른 오픈마켓에도 같이 올리면 더 팔리지 않을까. 어차피 상품은 있고, 상세페이지도 있고, 가격도 정해져 있으니 11번가나 지마켓, 옥션, 롯데온 같은 곳에도 올려두면 매출이 조금씩 더 붙을 것 같았다.

처음엔 꽤 단순하게 봤다. 쿠팡에 올린 상품을 다른 플랫폼에도 복사해서 올리면 되는 일처럼 생각했다. 물론 완전히 똑같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기본 상품 정보가 있으니 그렇게 어렵진 않을 줄 알았다.

막상 해보니 아니었다.

상품 하나를 다른 오픈마켓에 옮기는 건 생각보다 손이 갔다. 상품명 길이도 다르고, 카테고리도 다시 맞춰야 하고, 배송비 설정도 다르게 봐야 했다. 쿠팡에서는 별문제 없던 이미지가 다른 곳에서는 어색하게 보이기도 했다. 판매가 계산도 다시 해야 했다. 수수료가 다르고, 할인 쿠폰 구조가 다르고, 노출 방식도 조금씩 달랐다.

그때부터 조금씩 느꼈다. 플랫폼을 넓힌다는 건 상품을 복사하는 일이 아니라, 관리할 화면을 하나 더 늘리는 일이었다.

처음 10개 올릴 때는 할 만해 보였다

처음에는 10개 정도만 옮겨봤다. 쿠팡에서 반응이 있던 상품, 원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하지 않은 상품 위주로 골랐다. 그 정도는 할 만했다. 상품명 조금 고치고, 이미지 넣고, 배송비 설정하고, 가격 맞추면 됐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0개를 올렸다고 바로 주문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주문이 없다고 그냥 방치할 수도 없었다. 며칠 지나면 가격이 맞는지 다시 보게 된다. 경쟁 상품은 어떤지, 노출은 되는지, 혹시 배송비 때문에 클릭이 안 되는 건 아닌지 괜히 확인하게 된다.

쿠팡에서는 그래도 반응이 빨랐다. 올리고 나면 어느 정도 조회나 주문 흐름이 보였다. 그런데 다른 오픈마켓은 조용한 경우가 많았다. 상품을 올려놓고 며칠이 지나도 아무 일도 안 생긴다. 그럼 사람이 흔들린다. 상품이 문제인가. 가격이 문제인가. 내가 이 플랫폼을 모르는 건가.

그 상태에서 다시 쿠팡 판매자센터를 열면 주문이 찍혀 있다. 그러면 마음이 다시 쿠팡으로 간다. 결국 팔리는 곳을 먼저 보게 된다. 다른 오픈마켓은 또 뒤로 밀린다.

조용한 플랫폼은 더 관리하기 어려웠다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플랫폼은 귀찮아도 보게 된다. 주문이 있으니까 확인할 이유가 생긴다. 그런데 조용한 플랫폼은 오히려 더 어렵다. 팔리지 않으니까 볼 이유가 줄어든다. 그러다 보면 가격이 오래된 채로 남아 있고, 원가가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두는 일이 생긴다.

한 번은 예전에 올려둔 상품을 다시 열어봤는데 가격이 애매했다. 공급처 원가는 올라 있었고, 배송비 조건도 바뀌어 있었다. 쿠팡에 올린 상품이었다면 더 빨리 봤을 것이다. 그런데 주문이 거의 없던 오픈마켓 상품이라 한동안 그대로 둔 거다.

그 화면을 보고 조금 찝찝했다. 내가 여러 플랫폼에 판매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제대로 관리하는 곳과 그냥 올려둔 곳이 나뉘어 있었다.

상품을 올려놓는 것만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게 아니었다. 계속 볼 수 있어야 채널이었다.

오픈마켓 판매는 수수료보다 시간이 더 크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오픈마켓을 늘리면 수수료 차이를 잘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중요하다. 플랫폼마다 수수료 구조가 다르고, 카테고리에 따라 실제 남는 돈이 달라진다. 같은 판매가라도 쿠팡에서 남는 돈과 11번가나 지마켓에서 남는 돈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수수료보다 시간이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상품 등록하는 시간, 옵션 맞추는 시간, 배송비 설정하는 시간, 가격 확인하는 시간, 주문이 들어왔을 때 처리하는 시간. 하나하나는 짧아도 여러 플랫폼이 되면 화면을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꽤 생긴다.

특히 1인 판매자는 이 시간이 바로 비용이다. 직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 내가 보는 화면이 늘어나면 내 시간이 나간다. 쿠팡도 보고, 스마트스토어도 보고, 11번가도 보고, 지마켓도 보고, 옥션도 보고. 말로 하면 멀티채널인데, 실제로는 탭을 계속 바꾸는 일이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상품 수가 늘어나면 달라진다. 상품 10개일 때와 100개일 때는 전혀 다르다. 플랫폼이 하나일 때와 다섯 개일 때도 다르다. 숫자가 곱해지면 관리가 갑자기 무거워진다.

같은 상품도 플랫폼마다 다르게 봐야 했다

쿠팡에서 팔리는 상품이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팔릴 줄 알았다. 이 생각도 조금 틀렸다. 어떤 상품은 쿠팡에서는 반응이 있는데 스마트스토어나 다른 오픈마켓에서는 조용했다. 반대로 쿠팡에서는 가격 경쟁이 심한데 다른 곳에서는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상품도 있었다.

고객이 상품을 찾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 쿠팡에서는 빠른 배송과 가격 비교가 강하게 느껴지고, 네이버나 오픈마켓에서는 검색어와 혜택, 쿠폰 구조가 다르게 작동했다. 그래서 상품명도 그대로 가져가면 안 맞는 경우가 있었다.

이걸 제대로 하려면 플랫폼별로 상품명을 다시 보고, 가격도 다시 맞추고, 배송비도 다시 계산해야 했다. 그냥 복붙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물론 대충 올릴 수는 있다. 나도 그렇게 올린 상품이 있었다. 그런데 대충 올린 상품은 대체로 대충 방치됐다.

이게 문제였다. 플랫폼을 넓힌다고 했지만, 제대로 손본 상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100개를 다 옮기려다 20개만 보게 된 이유

한때는 쿠팡에 있는 상품을 다른 오픈마켓에도 최대한 많이 옮기려고 했다. 상품이 많을수록 기회도 많아질 거라고 봤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그런데 혼자 운영하면서 그걸 다 관리하기는 쉽지 않았다.

상품을 100개 옮기는 것보다 20개를 제대로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매 가능성이 있는 상품, 원가가 안정적인 상품, 문의가 적을 것 같은 상품,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하지 않은 상품. 그런 것만 골라서 다른 플랫폼에도 올리는 쪽이 현실적이었다.

처음엔 괜히 아까웠다. 이미 쿠팡에 등록해둔 상품이 많은데, 왜 다 옮기지 못할까. 그런데 다 옮겨놓고 관리하지 못하면 그게 더 문제였다. 품절 상품이 그대로 판매 중으로 남아 있거나, 원가 오른 상품을 예전 가격으로 팔거나, 배송비 설정이 틀어지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다.

상품 수가 많다고 사업이 단단해지는 건 아니었다. 관리 가능한 상품이 많아야 했다.

이걸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온라인 판매를 하다 보면 자꾸 숫자를 늘리고 싶어진다. 상품 수, 플랫폼 수, 매출 숫자. 그런데 숫자가 늘어날수록 내가 감당해야 할 것도 늘어난다. 이 부분을 놓치면 어느 순간 화면만 많아지고 머리는 복잡해진다.

주문 1건이 들어왔을 때 더 당황한 적도 있었다

웃긴 건, 오픈마켓에서 주문이 들어와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한동안 조용하던 플랫폼에서 주문이 딱 들어오면 먼저 드는 생각이 있었다.

이 상품 아직 원가 괜찮나?

공급처에 재고 있나?

배송비 설정 제대로 되어 있나?

쿠팡에서 주문이 들어왔을 때보다 더 확인할 게 많았다. 자주 보는 플랫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판매가 됐는데도 바로 기뻐하지 못하고 공급처부터 열어봤다. 그때 조금 느꼈다. 내가 이 채널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게 맞나.

주문이 들어왔는데 불안하면 그건 관리가 덜 된 상태였다. 상품을 올려둔 건 맞지만,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상품은 아니었던 거다.

1인 판매자에게 플랫폼 확장은 순서가 필요했다

지금도 오픈마켓 판매를 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쿠팡에만 매출이 몰리는 구조는 불안하고, 다른 채널을 조금씩 만들어두는 건 필요하다. 다만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무작정 넓히는 방식은 내게 맞지 않았다.

플랫폼을 넓히려면 순서가 있어야 했다. 먼저 쿠팡에서 반응이 검증된 상품을 고르고, 그중에서 원가와 재고가 안정적인 상품을 추린다. 그다음 다른 오픈마켓에 맞게 상품명과 가격을 다시 봐야 한다. 가능하면 처음부터 너무 많이 옮기지 않는 게 낫다.

이렇게 쓰면 너무 느린 방식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혼자 운영하면 느린 게 오히려 안전할 때가 있다. 빨리 많이 올려놓고 관리가 안 되는 것보다, 적게 올려도 계속 볼 수 있는 상태가 낫다.

특히 오픈마켓 판매는 처음 매출이 작게 느껴질 수 있다. 쿠팡처럼 바로 반응이 오지 않을 때도 많다. 그래서 조급해지기 쉽다. 하지만 조급해서 대충 올린 상품은 나중에 다시 손봐야 한다. 그 시간이 더 아깝다.

결국 채널을 늘리는 건 내 시간을 나누는 일이었다

예전에는 판매 채널을 늘리면 매출이 늘어난다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본다. 채널을 늘리는 건 내 시간을 나누는 일이다. 어느 플랫폼을 먼저 볼지, 어떤 상품을 우선 관리할지, 어디까지 자동화하고 어디까지 직접 확인할지 정해야 한다.

이걸 정하지 않으면 전부 조금씩 방치된다. 쿠팡은 주문이 많아서 보고, 다른 오픈마켓은 가끔 생각날 때 본다. 그러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제야 허둥댄다. 이 흐름은 오래 가기 어렵다.

그래서 요즘은 플랫폼을 늘릴 때 “여기에도 올릴 수 있나?”보다 “여기를 계속 볼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한다. 이 질문이 더 현실적이었다.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오픈마켓 판매를 넓히는 건 분명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 쿠팡 하나에만 기대는 구조를 줄이고, 여러 곳에서 조금씩 매출이 생기면 마음이 덜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자동으로 굴러가지는 않았다.

11번가와 지마켓까지 넓혀보려다 느낀 건, 1인 판매자에게 가장 부족한 건 상품이 아니라 관리할 시간일 때가 많다는 점이었다. 상품은 올릴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계속 볼 수 있는지. 가격이 바뀌었을 때 고칠 수 있는지. 주문이 들어왔을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는지.

처음엔 플랫폼을 많이 늘리면 사업이 더 커지는 줄 알았다. 지금은 조금 조심스럽게 본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넓히는 것. 그게 생각보다 오래 가는 방식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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