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을 때, 계수기 하나가 알려준 현실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사실 멋진 계획 같은 건 없었다.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하는지, 마진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키워드는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인터넷에 상품을 올리면 정말 팔릴까?” 하는 궁금함이 더 컸다.

처음 시작한 곳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였다. 지금 생각하면 많이 서툴렀다. 상품명도 감으로 적었고, 상세페이지도 대단한 전략 없이 올렸다. 그래도 이상하게 하나씩 상품을 올리다 보니 어느 날 첫 주문이 들어왔다. 그때 팔린 상품은 계수기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 당시 나는 계수기를 잘 아는 사람도 아니었다.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이 상품이 왜 팔리는지도 정확히 몰랐다. 그런데 주문 알림이 뜨는 순간 기분이 묘했다. 큰돈을 번 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올린 상품을 누군가 실제로 돈을 내고 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때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라는 게 책이나 강의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계정에서도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 금액보다 중요한 건 “이게 되는구나” 하는 감각이었다.

첫 주문보다 더 중요했던 건, 왜 팔렸는지 생각해보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계수기가 팔린 이유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운 좋게 팔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비슷한 상품을 계속 보다 보니, 계수기라는 상품이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는 걸 알게 됐다.

낚시하는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 수를 셀 때 사용할 수 있고, 행사장이나 모임에서는 인원수를 체크할 때 쓸 수 있었다. 종교단체나 봉사단체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도 필요할 수 있었다. 같은 상품인데 누가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키워드가 붙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예전에는 상품을 올릴 때 단순히 제품명만 보고 등록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이 상품을 누가 살까?”, “어떤 상황에서 필요할까?”, “구매자는 이걸 검색할 때 어떤 단어를 입력할까?” 이런 질문을 먼저 하게 됐다.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상품을 많이 올리는 것에만 집중하기 쉽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단순히 많이 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구매자가 실제로 검색할 만한 단어를 상품명과 설명 안에 자연스럽게 넣는 일이었다.

팔리는데 돈이 안 남는 상황을 겪고 나서야 마진을 봤다

첫 주문 이후에는 괜히 자신감이 붙었다. 상품을 더 많이 올리면 주문도 더 많이 들어올 것 같았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맞았다. 상품을 늘리면 주문이 조금씩 들어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팔리긴 하는데 막상 계산해보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매출만 봤다. 주문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았고, 판매 금액이 찍히면 뭔가 잘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상품 원가, 배송비, 플랫폼 수수료를 빼고 나면 건당 몇백 원 남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상품은 포장하고 주문 처리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차라리 안 파는 게 나은 수준이었다.

그때 꽤 허탈했다. 분명히 팔았는데 통장에는 돈이 쌓이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를 하면 주문만 많이 받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매출과 수익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그 일을 겪고 나서 엑셀로 간단한 마진 계산표를 만들었다. 대단한 양식은 아니었다. 원가, 판매가, 배송비, 수수료를 넣으면 대략 얼마가 남는지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 단순한 계산표 하나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했다.

상품을 올리기 전에 먼저 계산하게 되니, 팔려도 의미 없는 상품을 거를 수 있었다. 예전에는 “팔릴까?”만 생각했다면, 그 뒤로는 “팔렸을 때 남을까?”를 같이 보게 됐다. 온라인 판매에서는 이 차이가 꽤 크다.

스마트스토어를 하다가 쿠팡을 신경 쓰게 된 이유

처음에는 스마트스토어만 생각했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상품이 노출되고, 스마트스토어 안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구조가 익숙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쿠팡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을 봐도 쿠팡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네이버에서 검색하기보다 쿠팡 앱을 먼저 여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어느 순간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판매자 입장에서도 쿠팡을 무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팡에 상품을 올려보니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같은 상품이라도 플랫폼마다 반응이 달랐다. 어떤 상품은 스마트스토어에서는 조용한데 쿠팡에서는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결국 온라인 판매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해야 기회가 많아진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물론 쿠팡이 무조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수수료, 가격 경쟁, 반품, 고객 응대 같은 부분은 오히려 더 신경 쓸 게 많다. 그래도 트래픽이 있다는 건 판매자에게 큰 장점이었다. 처음에는 스마트스토어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쿠팡 판매 비중이 커진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온라인 판매 초보일 때는 완벽하게 준비하기 어렵다

돌아보면 처음부터 잘 알고 시작한 건 하나도 없었다. 계수기가 왜 팔렸는지도 몰랐고, 마진 계산도 늦게 배웠고,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의 차이도 직접 해보면서 알게 됐다.

처음부터 모든 걸 알고 시작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쉽지 않다. 온라인 판매는 실제로 상품을 올리고, 주문을 받아보고, 계산을 해보고, 실수도 해봐야 감이 생기는 일이 많다. 강의를 듣거나 글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결국 내 계정에서 직접 겪어봐야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초보 때는 매출보다 수익을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문이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주문이 나에게 실제로 얼마를 남기는지 모르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 판매가 잘되는 것처럼 보여도 정작 남는 돈이 없다면 방향을 다시 봐야 한다.

또 하나 느낀 건, 상품을 볼 때 판매자 입장이 아니라 구매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 좋은 상품명보다 구매자가 검색할 만한 단어가 더 중요하다. 내가 설명하고 싶은 내용보다 구매자가 궁금해할 내용을 먼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먼저 확인할 것들

만약 내가 처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던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무작정 상품부터 많이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실행은 중요하지만, 최소한 몇 가지는 먼저 확인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마진이다. 판매가에서 원가와 수수료, 배송비를 빼고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 먼저 볼 것이다. 두 번째는 키워드다. 이 상품을 구매할 사람이 어떤 단어로 검색할지 생각해보고 상품명에 자연스럽게 반영할 것이다. 세 번째는 플랫폼이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잘 맞는 상품이 있고, 쿠팡에서 더 잘 맞는 상품이 있다. 처음부터 한쪽만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직접 올려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게 낫다.

온라인 판매를 처음 시작하면 누구나 서툴 수밖에 없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첫 상품이 팔렸던 경험,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아 허탈했던 경험, 쿠팡으로 넘어오며 트래픽의 차이를 느꼈던 경험은 지금도 판매를 바라보는 기준이 됐다.

처음부터 대단한 상품을 찾지 못해도 괜찮다. 다만 하나를 팔더라도 왜 팔렸는지, 얼마가 남았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기록해두면 좋다. 온라인 판매는 그런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일에 가깝다.

나에게는 계수기 하나가 그 시작이었다. 별것 아닌 상품처럼 보였지만, 그 상품 덕분에 온라인 판매가 실제로 굴러가는 방식과 초보 판매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을 처음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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