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사실 준비가 잘 된 상태는 아니었다. 지금처럼 온라인 판매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보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제대로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상품을 올리면 정말 누군가 사갈까, 그게 궁금했다.
그때는 온라인 판매라는 말 자체가 조금 멀게 느껴졌다. 유튜브나 블로그에서는 다들 쉽게 말하는데, 막상 내가 직접 상품을 올리려고 하면 생각보다 손이 잘 안 갔다. 상품명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상세페이지는 어느 정도로 만들어야 하는지, 가격은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 하나하나 애매했다.
그래도 일단 올렸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감으로 올린 상품도 많았다. 그중 하나가 계수기였다. 손으로 딸깍딸깍 누르면서 숫자를 세는 그 작은 제품. 지금 생각하면 왜 그 상품을 골랐는지도 조금 흐릿하다. 아마 가격이 부담 없고, 등록하기 쉬워 보여서 올렸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 주문이 들어왔다. 스마트스토어 알림을 보고 처음에는 내가 뭘 잘못 본 줄 알았다. 금액이 큰 주문은 아니었지만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인터넷에 올려둔 상품을 모르는 사람이 보고, 실제로 돈을 내고 샀다는 게 신기했다. 별것 아닌 주문 하나였는데 그때는 꽤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 순간에는 그냥 기뻤다. ‘아, 이게 팔리긴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보니, 내가 처음 착각한 게 있었다. 주문이 들어왔다는 사실만 보고, 그 상품이 왜 팔렸는지는 제대로 보지 않았던 것이다.
첫 주문이 들어오고 나서야 검색어를 보기 시작했다
계수기가 팔렸을 때 처음에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필요해서 샀겠지, 이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비슷한 상품들을 찾아보다 보니 계수기가 생각보다 여러 상황에서 쓰인다는 걸 알게 됐다.
낚시하는 사람들은 잡은 물고기 수를 셀 때 사용할 수 있고, 행사나 모임에서는 입장 인원을 체크할 때 쓸 수 있었다. 종교단체나 봉사단체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도 필요할 수 있었다. 그냥 ‘계수기’라는 상품 하나였는데, 쓰는 사람에 따라 검색하는 단어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때 조금 머리가 띵했다. 나는 상품을 올릴 때 제품 이름만 보고 올렸는데, 실제 구매자는 자기 상황에 맞는 단어로 검색할 가능성이 컸다. 낚시용 계수기를 찾는 사람과 행사 인원 체크용 계수기를 찾는 사람은 같은 상품을 보더라도 검색하는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했을 때 나는 상품명 키워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 제품명만 정확히 넣으면 된다고 봤다. 그런데 온라인 판매에서는 상품 자체만큼이나, 그 상품을 찾는 사람이 어떤 말로 검색할지를 생각하는 게 중요했다.
이후부터는 상품을 올릴 때 적어도 한 번은 스스로 물어봤다. 이걸 누가 살까. 이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필요할까. 네이버 검색창에 뭐라고 입력할까. 대단한 분석은 아니었지만, 이 질문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차이가 있었다.
팔렸다는 기쁨보다 늦게 온 현실감
처음 주문이 들어오면 누구나 기분이 좋다. 나도 그랬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센터에 주문 숫자가 찍히는 것만 봐도 괜히 내가 뭔가 시작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처음에는 매출만 봤다. 판매 금액이 찍히면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로 계산해보면 남는 돈이 거의 없었다. 상품 원가를 빼고, 배송비를 빼고, 플랫폼 수수료까지 생각하면 건당 몇백 원 남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상품은 주문 처리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냥 안 파는 게 나을 정도였다.
그때 조금 허탈했다. 분명히 팔았는데 돈을 번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포장하고, 송장 확인하고, 혹시 문제 생길까 봐 신경 쓰는 것까지 생각하면 이게 맞나 싶었다. 매출이 생겼다고 해서 바로 수익이 되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엑셀로 간단한 마진 계산표를 만들었다. 거창한 건 아니었다. 판매가, 원가, 배송비, 수수료 정도를 넣고 대략 얼마가 남는지 보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걸 만들고 나서 상품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이거 팔릴까?’만 봤다면, 그 뒤로는 ‘이거 팔리면 남을까?’를 같이 보게 됐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온라인 판매 초보 때는 주문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신기해서 수익 계산을 뒤로 미루기 쉽다. 나도 딱 그랬다.
스마트스토어 초보가 놓치기 쉬운 건 생각보다 단순했다
처음에는 뭔가 대단한 노하우가 있어야 팔리는 줄 알았다. 특별한 소싱처를 알아야 하고, 남들이 모르는 상품을 찾아야 하고, 상세페이지도 엄청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초반에는 오히려 기본적인 걸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내 경우에는 상품명 키워드와 마진 계산이 그랬다. 구매자가 어떤 단어로 검색할지 생각하지 않고 상품을 올렸고, 팔렸을 때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도 늦게 확인했다. 지금 보면 아주 기본적인 부분인데, 처음 할 때는 그 기본이 잘 안 보였다.
특히 스마트스토어 첫 주문을 받고 나면 괜히 자신감이 붙는다. 나도 그랬다. 상품을 더 많이 올리면 주문도 더 많이 들어올 것 같았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맞지만, 아무 상품이나 많이 올리는 것만으로는 오래 가기 어렵다. 팔리는 이유와 남는 구조를 같이 봐야 한다.
온라인 판매는 시작 자체보다, 시작한 뒤에 무엇을 보고 고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첫 주문은 기분 좋은 경험이지만, 거기서 멈추면 그냥 운 좋은 주문 하나로 끝난다. 왜 팔렸는지 보고, 얼마가 남았는지 계산하고, 다음 상품에 반영해야 조금씩 나아진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상품을 이렇게 볼 것 같다
만약 지금 다시 스마트스토어를 처음 시작한다면, 예전처럼 무작정 상품부터 많이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실행은 해야 한다. 너무 오래 고민만 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 올린다. 다만 상품을 올리기 전에 최소한 몇 가지는 확인할 것이다.
먼저 이 상품을 누가 검색할지 생각할 것 같다. 단순히 제품명만 보는 게 아니라, 구매자가 처한 상황을 같이 볼 것이다. 계수기라면 그냥 계수기가 아니라 낚시, 행사, 인원 체크 같은 사용 상황을 떠올려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상품명 키워드가 조금 더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리고 마진을 먼저 볼 것이다. 판매가가 높아 보여도 원가와 배송비, 수수료를 빼면 남는 게 없을 수 있다. 초보 때는 주문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기뻐서 이 부분을 대충 넘기기 쉬운데, 결국 오래 하려면 남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반응도 볼 것 같다. 어떤 상품은 스마트스토어에서 더 잘 맞고, 어떤 상품은 쿠팡에서 더 잘 맞는다. 처음부터 한 플랫폼만 정답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직접 올려보고 반응을 확인하는 게 낫다.
나에게 첫 스마트스토어 주문은 계수기 하나였다. 지금 보면 정말 작은 시작이었다. 그래도 그 주문 덕분에 온라인 판매가 실제로 굴러간다는 걸 알게 됐고, 동시에 내가 얼마나 대충 보고 있었는지도 알게 됐다.
첫 주문이 들어왔을 때는 그냥 기뻤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진짜 배운 건 주문이 들어온 순간이 아니라 그다음이었다. 왜 팔렸는지, 얼마가 남았는지,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봐야 하는지. 온라인 판매는 그런 걸 하나씩 겪으면서 조금씩 감을 잡아가는 일에 가까웠다.